민생 사라지고 정치적 갈등만 남은 오영훈 제주도정 올해 첫 추경

2023. 5. 20. 10:36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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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의회 2023년 오영훈 도정 추경안 사상 초유의 심사보류

민주당 오영훈 지사 민주당 다수 도의회 설득 실패로 정치적 타격

보조금사업 예산에서 시작된 제주자치도의회와 제주자치도의 추경예산 갈등이 결국 송악산을 넘지 못하고 사상 초유의 심사보류라는 파국을 맞았다.

특히 제주자치도와 도의회는 서로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을 위한 추경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남게됐다.

제주자치도의회 예결위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제주자치도와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2023년도 1차 추경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18일 오후부터 계수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상임위원회의 사전 심사에서 각 상임위원회는 제주도가 추경 예산안을 통해 증액한 4128억원의 10% 가량인 430억원을 삭감했다.

각 상임위원회별 계수조정 결과를 보면 행정자치위원회 156억8000만원, 환경도시위원회 109억4000만원, 보건복지안전위원회 71억2100만원, 문화관광체육위원회 59억5000만원, 농수축경제위원회 34억2000만원 등 총 430억원을 삭감했다.

4개 상임위는 증액 없이 감액 의견만 제출했고, 농수축경제위원회는 34억2000만원을 삭감했지만, 1차산업 분야 사업 예산과 관련해 6억8000만원을 증액했다.

▶보조금에서 시작된 예산 갈등=오영훈 제주도정이 제출한 2023년도 추경예산안에 대한 갈등은 지난해 말 올해 본예산 심의에서부터 시작됐다.

오영훈 지사가 증액한 예산에 대한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힌 후, 조례와 법제처의 유권해석까지 어기며 제주자치도 보조금 심사 과정에서 증액 편성한 사업들이 잇따라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그대로 이번 추경안 심사과정에 반영됐고 일부 의원은 제주자치도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감사위원회 감사 의뢰까지 검토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게다가 행정자치위원회가 송악유원지 사유지 매입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 보류하고 제주자치도가 공식 브리핑까지 열어 반발하자 대규모 삭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민생추경이라는 기조에 걸맞지 않게 대규모 토지 매입비와 해외 관광마케팅 예산까지 편성되면서 의원들의 비판은 전 상임위원회와 예결위까지 이어졌다.

제주자치도의회는 19일 밤 본회의를 열고 제주자치도가 제출한 2023년도 추경안을 심사보류 시켰다고 밝혔다.

 

▶원칙론 싸움에서 오영훈 도정 '판정패'=오영훈 제주도정이 본예산에서 증액된 사업에 대해 원칙론을 내세워 제동을 걸면서 이번 추경 심사과정에서 원칙론을 내세운 도의회에 반격을 당한 형국이 됐다.

수백억원의 송악산 사유지를 매입하면서 사전에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추경안에 같이 끼워 제출한 것은 누가 봐도 절차 어긋난 원칙을 벗어난 행태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원칙론 때문에 오영훈 지사의 강력한 사유지 매입 예산 통과 요구에도 예결위는 절차적 정당성을 이유로 추경안 전체를 심사보류 시켜버렸다.

양경호 예결위원장은 19일 전체회의에서 "민생예산이라고 하는데 동의할 수 없고 특히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과 관련해 도의회에서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의회 내부에서 논란이 이어진 점도 고려했다"고 말한 것도 '원칙론'을 강조한 것이다.

19일 제주자치도의회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오영훈 제주지사.

▶도의회와의 정치에서도 패배한 오영훈 도정=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영훈 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의회를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정치적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추경안 심사과정에서 민생추경이라는 기조를 벗어났다는 비판은 오히려 민주당에서 더 많이 나왔다. 특히 민주당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비판의 강도가 강했고 송악산 사유지 매입 공유재산관리계획에 대한 심사보류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와함께 '의회의 시간'에 대한 집행부의 배려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도지사 공약사업을 중점 편성하면서 의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지 않았고 편성 예산에 대한 의원들의 설득 노력도 부족했다는게 도의회의 시각이다.

이번 추경안 갈등의 정치적 책임은 제주자치도에서 오로지 오영훈 지사 혼자 떠안아야 하지만 도의회는 1/45의 충격파에 불과하다. 결국 추경안 보류사태는 오영훈 지사의 완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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