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7. 17:00ㆍ제주
유족회 동광 '삼밧구석' 희생자 추정 유해 운구 제례
80대 제보자 증언… 4·3재단 "DNA 감식 신원 확인"
"20여 년 전, 밭 정비 중 유해 2구를 발견했고, 그 곁에서 숟가락 2개를 함께 확인하면서 4·3 당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했죠. 당시는 토벌대를 피해 굴이나 곶자왈에 숨어 살았기 때문에 아이들도 몸에 숟가락을 지니고 다녔어요."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도가 17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잃어버린 마을 '삼밧구석'에서 진행한 4·3 희생자 추정 유해 2구에 대한 운구 제례에서 만난 제보자 신원홍(84·안덕면) 할아버지의 증언이다.
그는 "10살 때, 동네 '큰넓궤' 동굴에 숨어 지냈기 때문에 4·3 당시의 상황을 잘 기억하고 있고, 토벌대가 뒤에서 총을 쏴서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다"며 "유해를 발견한 곳도 현재 무덤이 있는 그 자리이며, 숟가락이 함께 나왔기 때문에 4·3 희생자라고 판단해 유해를 잘 묻어줬고 주변에도 돌로 묘를 둘러쌓았다"고 했다.
박근태 (재)일영문화유산연구원장은 "현재 묘지 위치가 밭 구석에 위치하고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서 별다른 추가 피해 없이 유골이 잘 보존된 것 같다"며 "두개골의 치아 상태를 볼 때, 유치와 영구치가 함께 있어 모두 7~10세로 추정되며 DNA 채취·검사 등을 통한 보다 정확한 감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은 "해당 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을 위한 시료 채취를 통한 가족 찾기가 이뤄지며, 최근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으로 8촌까지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며 "어린이 유해로 후손이 없겠지만 현재 확보한 DNA들과 비교·분석을 통해 정확한 신원 확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발굴한 유해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족 찾기에 나설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추가 발굴지에 대한 제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해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앞서 4·3평화재단과 도는 지난달 '삼밧구석'에서 4·3희생자로 추정되는 어린이 유해 2구를 발굴했다. 이들 모두 두개골을 중심으로만 유해가 남아 있고, 팔·다리·몸통 등 사지골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해 발굴 지점인 '삼밧'은 과거 주민들이 삼베와 밧줄 등을 만들기 위해 삼을 재배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근에는 4·3 영화 지슬의 촬영 장소이자, 인근에 큰넓궤가 있으며 '마전동'으로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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