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2. 10:25ㆍ제주 문화예술
제주작가회의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 보면'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펴냈습니다. 제주4·3 74주년을 맞아 이를 추념하는 시를 엮은 책인데요. 제주섬 안팎에서 활동하는 87명의 작가의 작품이 담겼다고 합니다.
제주작가회의는 이 책을 여는 글에서 "우리와 우리가 만나 서로의 이름을 가슴으로 부른 선명한 자국들"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일이, 제주만인 아닌 우리의 아픔인 4·3을 어떻게 어루만졌을지 궁금해 지네요.
데이비드 아처의 '얼음에 남은 지문'과 김명철의 '지구를 위하는 마음'은 큰 틀에서 똑같이 '기후 변화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한쪽은 기후학자, 다른 쪽은 심리학자의 시선이라는 점에서 그 내용과 풀이 방식이 다르게 이어지는데요. 이 점을 따라가 보는 것도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보면’
제주작가회의가 펴낸 4·3추념 시집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덕환)가 제주4·3 74주년을 맞아 이를 추념하는 시들을 엮었다. 시집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 보면'(한그루 펴냄)이다.
시집에는 제주작가회의 회원뿐만 아니라 도외 각지에서 활동하는 87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됐다.
지난 4월부터 제주4·3평화공원 문주(공원 정문)에 전시되고 있는 4·3시화전에 출품된 작품들로, 제주4·3희생자 및 유족 혹은 4·3을 경험한 제주인들의 체험과 삶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 4·3 이후를 살아온 미체험 세대로서의 4·3에 대한 시선, 4·3과 같이 동시대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타 지역 사례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올해 다랑쉬굴 유해 발견 3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다랑쉬굴 희생자들뿐만 아니라 4·3 희생자들의 진혼을 위한 문학적 접근도 시도됐다.
제주작가회의는 여는 글에서 "여기 수록된 시편들은 제주와 경향 각지에서, 우리와 우리가 만나 서로의 이름을 가슴으로 부른 선명한 자국들"이라고 소개했다.
'얼음에 남은 지문'
기후학자인 저자의 미래 기후변화 예측
미국 시카고대 지구물리학과 교수이자 기후학자인 데이비드 아처는 '얼음에 남은 지문'에서 근시안적 지구 온난화 예측을 진단한다. 크게 과거, 현재, 미래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지질학적 측면에서 기후가 어떤 주기로 변화했고, 지금의 온난화가 얼마나 이례적이며 미래에는 어떤 기후 변화가 닥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지구 기후를 알기 쉽게 설명하며 기후 문제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는 '들어가며'에서 "지구 온난화는 인류의 가장 오랜 유산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화석 연료 연소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스톤헨지보다 오랫동안 대기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며 "예상되는 영향력은 타임캡슐이나 핵폐기물은 물론, 인류 문명이 존재한 시대보다 훨씬 더 길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앞으로 천 년, 즉 다음 천 년이 시작될 때까지 기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 1부에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담고, 2부에서 지구 온난화 예측에 연관된 과거의 기후 변화를 설명한다. 3부에서는 지구 온난화 현상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출판사는 "이 책은 과거, 현재, 미래를 이으며 전례 없는 전 지구적인 협력만이 미래를 살리는 방법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면서 "그리고 장기적인 예측만이 기후 변화에 관한 꾸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알려준다"고 소개한다. 좌용주·이용준 옮김. 성림원북스. 1만7800원.
'지구를 위하는 마음'
심리학자 시선으로 바라본 기후 변화의 문제
책은 오늘날의 기후변화 문제를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살핀다. 어떤 심리가 지구를 위한 행동을 가로막는지, 또 사람의 어떤 습성을 이용하면 더 많은 사람이 환경을 보호하는 행동에 동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과 우리가 지금 당장 지구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이 담겨있다.
저자 김명철은 '오늘보다 무해한 내일을 만드는 심리학 수업'이라는 부제를 단 책 '지구를 위하는 마음'에서 공포보다 희망의 메시지가, 수치심보다 효능감이 지구에 이로움을 강조한다. "희망과 효능감이야말로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미래로 우리를 이끌어줄 '지구를 위하는 마음'"이라고 피력한다.
그는 "지구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적극적인 친환경 행동을 필요로"하는데, 그러한 적극적인 친환경 행동에 나서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 중 하나로 '무망감(희망을 잃은 느낌)'을 꼽는다. "어떤 문제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 좌절에 빠진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동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자연에 대한 사랑을 친환경 행동으로 옮기는 데 가장 중요한 심리적 요소는 효능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늘날 수많은 현대인에게 무망감을 느끼게 하는 문제로 기후변화를 짚는다. 우리를 휘감은 기후변화에 대한 좌절감은 반드시 퇴치해야 할 '심리적 오염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를 늦추고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등 사랑스러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아주 많다"며 무망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친환경 행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현상에 주목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크게 1부 '공포보다 희망'과 2부 '수치심보다 효능감'으로 구성됐다. 심리학자들이 친환경 행동에 관심을 갖는 이유 등 어떤 마음이 지구에 이로운지, 환경 이슈와 관련 주위에 범람하는 공포 메시지가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지와 자연에 반하는 이유, 지구의 미래에 희망을 품을 권리, 작지만 의미있는 친환경 행동, 친환경 습관을 퍼뜨리는 대화 습관 등에 대해 다룬다. 유영.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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