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1. 10:07ㆍ제주 문화예술
9~10일 '배비장전' 재해석한 '애랑이 넘실' 공연
"혁신, 시도, 도전". 지난 6월 말 열린 올해 네 번째 제주도립예술단 합동공연 '애랑이 넘실' 기자간담에서 특히 부각된 단어다. 국악을 오케스트라 연주곡으로 편곡했다는 음악에 대한 기대감부터 무용과 합창의 만남, 객석까지 이은 새로운 형식의 무대공간 연출 시도 등에, 합동공연 처음으로 제주의 특색을 담았다는 창작 종합예술극 '애랑이 넘실'이 어떤 빛깔로 표현될지 궁금증을 더했다.
'애랑이 넘실'은 권력층에 대한 풍자가 중심인 원작 '배비장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제주 여인 애랑의 모습에 주목하며 해원과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지난 9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처음 선보이며 베일을 벗은 '애랑이 넘실'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5개 예술단 규모 줄여 한자리... 꽉 채운 무대 눈길
일부 규모를 줄였지만 제주도립무용단, 제주교향악단, 제주합창단, 서귀포관악단, 서귀포합창단 등 도내 다섯 개 도립예술단이 한자리에 모여 꽉 채운 무대는 대극장의 '작은 무대(270명 도립예술단이 함께 오르기에는)'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풍성함을 더해 인상적이었다.
특히 무용단이 연기하는 객석까지 대각선으로 길게 뻗은 세로형 무대는 관객들이 보다 가까이서 배우와 호흡하며 친밀한 소통을 이끌어냈고, 한라산 풍경 등 홀로그램막을 활용한 프로젝션 매핑 연출은 시각적 볼거리를 더했다.
무용극이 중심인만큼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적 서사는 '소로소'역을 맡은 지서훤 배우가 화자 역할로 관객의 이해를 도왔고, 그의 재치있는 연기는 객석의 웃음을 자아내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극 중간중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객석까지 뻗은 무대 연출 등 관객 소통 새로운 시도
일부 공연예술전문가들은 "제주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라고 했다. 1시간 40여분의 무대를 채우고 이끈 무용단의 연기에 호평을 내놓았는데, 일각에선 드라마적 요소를 충족시키는데 무용극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애랑의 사랑 감정선이 요약된 듯한 극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과 일부 곡은 국악의 정서를 보다 부각시켰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제주색을 보다 드러낼 수 있는 합창의 묘미 등을 보완하면 제주도립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아쉬운 감정선… 국악적 정서, 제주색 좀 더 드러냈으면
도내 예술단들이 각자의 일정 속 시간을 내 어렵게 마련하는 합동공연인 만큼 탄생된 작품이 일회성 공연으로 그치지 않고 제주를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에 대한 행정의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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